인천 ‘마음충전소’, 정신장애인 자립 돕는 지역사회 모델로 자리 잡다

“이젠 이웃처럼” 정신장애인과 주민 잇는 ‘마음충전소’ 3년째 순항

(한국소통투데이 통신사=김동현 기자)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산하 인천장애인종합복지관은 3년째 진행 중인 정신장애인 지원사업 ‘지역 복지자원을 활용한 주민 마음 건강 지원체계 구축사업: 마음충전소’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이 사업은 사회적 고립 상태에 있는 정신장애인들이 지역사회에서 지지체계를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2023년부터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공모사업으로 시작됐다.

 

프로그램은 지역주민 교육과 인식 개선, 사례관리, 직업지원, 사회활동 지원, 공모형 집단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되며, 첫해 64명이 참여한 데 이어 2024년에는 78명, 올해는 107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참여 대상은 정신장애로 등록돼 있거나 정신과 치료 및 약 복용 중인 주민 가운데 주 1회 이상 복지서비스를 받지 않는 사람, 독거가구, 고립 상태에 있거나 주간정신재활시설 대기 중인 이들이 우선 선정된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사회 참여의 증가다. 자조 모임과 지역주민으로 구성된 지원활동가들이 그 배경이다. 자조 모임은 ‘당사자연구’와 ‘일기쓰기’ 두 그룹으로 나뉘어 월 2회 진행되며, 각각 14명과 10명이 참여한다. ‘당사자연구’는 참여자들이 일상에서 겪는 증상과 어려움을 나누고 그 원인과 유형을 분석하며 함께 하고 싶은 활동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이다.

 

지원활동가는 지역 주민 10명이 참여하며, 매달 2회 당사자를 만나고 월 1회 모임을 통해 활동 내용을 공유한다. 활동가 배영주 씨는 “바깥 활동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 만남 때는 원하는 메뉴로 식사를 하는 것을 기대하는 경우도 있다”며 “처음엔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나니 이제는 이웃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정신장애인 당사자인 A 씨는 “예전에는 병원이나 정신건강복지센터, 정신재활시설 외에는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없었다”며 “지금은 지원활동가와의 만남을 손꼽아 기다린다”고 말했다.

 

지역 내 다른 장애인복지관과의 연계도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다. 올해는 미추홀, 남동, 중구 장애인종합복지관이 함께 참여해 각 기관에서 정신장애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당사자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졌다. 인천장애인종합복지관이 기존에 자체 운영하던 직업지원 프로그램은 올해 남동정신재활시설 ‘그루터기’와 협력해 전문성을 강화했다. 이들은 ‘일과 나의 꿈’을 주제로 당사자들이 영상 콘텐츠를 기획하고 촬영하는 기회를 제공하며, 10명이 참여 중이다.

 

2021년 개정된 장애인복지법 제15조에 따라 정신장애인도 지역 장애인복지관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고, 인천시는 2024년 ‘정신질환자 지원 및 자립촉진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그러나 관련 정책을 뒷받침할 시 차원의 구체적인 지원은 아직 마련되지 않은 상태다.

 

이번 사업을 맡고 있는 인천장애인종합복지관 김지연 옹호자립지원팀장은 “숫자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사업을 진행하며 복지관 직원이나 주민들이 가진 편견이 사라졌다는 점이 큰 성과”라며 “정신장애인 지원사업은 이제 막 시작된 단계로, 여기서 멈추지 않기 위해 인천시 차원의 다양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