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금융피해, 현장은 지금…인천서 실제 사례 공유 세미나 열려"

"로맨스스캠부터 보이스피싱까지…장애인 금융피해, 대책은?"

(한국소통투데이 통신사=김동현 기자) 인천시사회서비스원 소속 인천시장애인주거전환지원센터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장애인 대상 금융피해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대응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세미나는 인천 지역 장애인 거주시설 종사자들의 실무 역량 강화를 위해 매달 진행되는 사례 중심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9월 주제는 ‘장애인 금융피해 사례와 예방대책 모색’으로 정해졌다. 특히 최근 피해가 심각한 만큼 총 14개 시설에서 39명이 참석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세미나는 인천시장애인주거전환지원센터 김미소 팀장의 실제 사례 소개로 시작됐다. 첫 번째 사례는 2023년 10월부터 2024년 5월 사이에 발생한 로맨스 스캠 피해 사례였다. 한 피해자는 채팅 어플을 통해 만난 가해자로부터 ‘통신매체이용음란죄로 고소하겠다’는 협박을 받고 약 3,400만 원을 송금했다. 또 다른 사례로는 편의점 앞에서 만난 낯선 학생에게 45만 원을 빌려준 경우, 보이스피싱을 통해 370만 원을 잃은 경우도 있었다.

 

김미소 팀장은 “현장에서 마주하는 장애인의 금융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하다”며 “현장에서는 낌새를 느끼면 휴대전화 사용을 제한하거나 피해자의 상황을 세심히 관찰하며 피해 확산을 막고 있지만, 이는 임시방편일 뿐이며 근본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서울 양천해누리복지관 김윤희 팀장이 운영한 예방 교육 프로그램 ‘옹해야(옹호를 위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의 성과 사례가 공유됐다. 이 프로그램은 발달장애인이 자신의 피해 경험을 말하고 인권 교육을 받으며 피해를 인지하고 극복하는 것을 돕는 내용이다. 참여자들은 학습 내용을 유튜브 영상, 그림책, 교육 콘텐츠로 제작해 다른 장애인과 공유하며 공감과 예방의 효과를 확대했다. 김윤희 팀장은 “피해는 다시 발생할 수 있지만, 이제는 동료 간 상담하고 도움을 요청하는 힘이 생겼다”며 “이러한 경험도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교육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성공회대 사회복지연구소 이미현 연구원이 ‘장애인 금융피해 현황과 대책’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현재 많은 장애인 시설에서 실시하는 금전 교육이 단순한 셈하기, 지출 훈련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며, “통장 잔고가 사라졌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실제로 어떤 불편과 위협이 있는지 알려주는 현실 중심의 교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하루 인출한도, 카드론 연체, 지급정지제도 등 실질적인 제도 교육과 함께, 금융사기 예방 체크리스트 등을 활용한 반복적이고 참여형 경제교육을 통해 자기 보호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장애인주거전환지원센터는 이번 세미나를 계기로 실질적인 경제교육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다음 달 세미나는 ‘자립체험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열릴 예정이다.